

몇 가지의 질문을 시작으로 데이터가 왜 필요한지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첫번째, 데이터가 뭐라고 생각하시나요?
데이터 하면 숫자나 그래프 등이 떠오릅니다. 과거 일어났던 일을 숫자나 그래프 등으로 측정해 놓은 것을 우리는 보통 데이터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숫자나 그래프를 만들어냈다고 그 자체로 의미가 있을까요?
우리가 이 데이터들을 제대로 쓰려면 이 숫자와 그래프들에 의미를 부여해줘야 합니다.
데이터에 의미가 부여되었을 때 비로소 유의미한 정보가 되는 것입니다.
두번째, 데이터로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
하나, 집계를 할 수 있습니다.
집계는 있는 그대로의 사실을 정리하는 일을 말합니다. 보통 우린 이것을 전자차트 출력물이나 엑셀 작업으로 만들어냅니다.
후자의 경우 시간이 많이 걸리죠. 그래서 보통 집계로 끝나버리고 맙니다.
둘, 분석을 할 수 있습니다.
있는 그대로의 사실로부터 도출된 가치를 발견해내는 일. 데이터 안에서 인사이트를 발견하는 일을 우린 분석이라고 합니다.
그 동안의 실무 경험에 비추어 보면 데이터를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실무진을 만난적이 손에 꼽습니다.
대부분 복잡해, 어려워, 굳이 그것까지 해야 하나? 등 부정적인 생각을 많이 하는데요. 저 역시 처음엔 그랬습니다.
제 경험 상 실무자들이 데이터가 어렵고 힘들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이를 만들어 내기 위한 방법에만 치중되어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데이터를 만들어 내기 위해 우린 엑셀이나 구글 스프레드를 수준급으로 배워야 했죠. 그러다 보니 우리의 에너지는 데이터를 수집하는 데에만 집중되고 왜 이걸 하는 지를 잊어버리고 맙니다.

세번째, 무엇을 위한 데이터인가요?
이 질문에 대해 답하기 위해서 "우린 지금 뭘 원하는가?" 라는 질문에서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지속적인 매출 성장을 이루고 싶다"
"이 지역에서 제일 존재감 있고 경쟁력 있는 치과가 되고 싶다"
거창한 이유가 아니더라도 "요즘 환자가 줄고 있는 거 같은데 실제 그런가?"
"어떤 요인 때문에 환자가 줄고 있는지?" 등
우리가 지금 이 순간 원하는 것이 있습니다. 이렇게 원하는 게 생겨야 다음 질문이 나옵니다.
우리가 원하는 것을 위해 <어떤 데이터를 봐야 하느냐?> 가 나오는 것이죠.
네번째, 원하는 서비스나 전략을 바로 만들어 낼 수 있나요?
고객 경험 관리가 중요하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압니다. 항상 나름대로의 서비스 관리를 한다고는 하지만, 매출 하락이나 환자 유입 감소, 컴플레인 증가 등 어떠한 문제가 발생되고 나서 서비스 전략을 세우는 것은 너무 늦을 수 있습니다.
우리 병원의 고객 경험 관리가 잘 되고 있는지 아닌지, 시그널을 미리 파악할 수 있다면 좋겠죠?
어느 지점에서 고객경험관리가 잘 안되고 있는지를 알 수 있다면? 어느 포인트에서 환자유입이 안되고 있는 것인지? 우리가 포커스를 맞추고 있는 만큼 성과가 잘 나고 있는 것인지?
이것들은 데이터를 통해 알 수 있고 이 데이터들을 확보한다면 우리 병원의 경쟁력 확대로도 이어질 수 있게 됩니다.

다섯번째, 데이터가 꼭 경영에만 필요할까요?
실무에서도 데이터는 필요합니다.
병원은 크게 데스크, 진료실로 나뉩니다. 데스크와 진료실에서 어떤 데이터들이 나오고,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까요?
또 우린 여기서 어떤 유의미한 데이터를 뽑아낼 수 있을까요?
(1) 데스크에서 필요한 데이터



(2) 진료실에서 필요한 데이터


여섯번째, 한번 만 데이터를 만들어 내면 될까요?
세상이 빠르게 변하는데 우리 조직이 그에 적응하지 않고 있다면 결국 도태되고 말 것입니다.
지금은 고객을 잘 아는 조직, 고객을 세분화해서 볼 수 있는 조직, 원하는 상품과 서비스를 그때 그때 만들 수 있는(변화에 빠르게 적응하는) 조직이 성공할 수 있는 세상이 되었습니다. 따라서 우리의 상황을 끊임없이 관찰하고 알아 두어야만 세상의 변화에 맞추어 조직도 변화해 나갈 수 있지요.
그렇기에 데이터도 계속 변화하며 우리에게 필요한 질문을 끊임없이 던져봐야 합니다.
이 순간이야 말로 논리력에 더하여 창의력이 필요한 순간이 됩니다. 데이터들을 어떻게 쪼개고 합치느냐에 따라 우리가 볼 수 있는 시야는 많이 달라집니다. 예를 들어 어떤 내원경로의 신환유입이 많은지만 보는 것이 아니라 신환의 유입 성과 대비 어느 내원경로, 어느 연령, 어느 거주지에서 ‘구환 재내원’의 성과가 좋은지도 봐야합니다. 연령별로 어느 치료과목과 어느 내원경로, 어느 거주지에서 가장 매출성과가 나는지도 알 수 있을 것입니다. 결국 우리가 가진 데이터가 얼마이든 활용해야 실질적인 가치를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고, 이를 찾아내는 것은 분석자들의 안목, 창의력에 의해 결정됩니다.

마치며
지금 치과에서의 데이터 분석은 데이터를 집계하는 방법에 집중되어 있다가 ‘데이터를 시각화 하는 것이 중요하다’ 인식하는 단계까지 온 것 같습니다. 하지만 데이터를 시각화 하는 것에도 기술을 요하기에 앞서 말한 것처럼 결국 또 데이터 시각화를 생성해 내는 것에만 시간과 에너지가 집중되면 안 될 것입니다. 우리가 목적에 맞는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하는 것이야 말로 우리 조직이 미래에도 건재하기 위한 밑거름이 됨을 잊지 마시길 바랍니다.